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엄상윤 변호사입니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가맹본부가 가맹계약상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원·부재료 공급가격(이하 '물대')을 인상한 사안에 대하여, 물대 인상의 효력과 사후 추인 여부를 명확히 밝히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오늘은 해당 판결을 소개하고 그 시사점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사안의 개요]
피고는 'C'라는 상호로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가맹본부(주식회사 A)이며, 원고들은 피고와 가맹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사업자들입니다.
이 사건 가맹계약 제28조 제1항 단서는 "물가인상 기타 경제여건의 변동으로 인하여 원·부재료 등의 공급내역, 가격의 변경이 필요할 경우 가맹본부는 변경내역, 변경사유 및 변경가격 산출 근거를 가맹점사업자에 서면으로 제시하고 양 당사자가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피고는 2020. 9. 11. 내부 가맹사업통합관리시스템 게시판을 통해 특정 품목(B)의 공급가를 150원 인상한다는 공지글을 게시한 후, 2020. 10. 1.자로 단가를 인상하였습니다(1차 물대인상).
이에 원고들은 피고가 계약상 요구되는 구체적인 '서면 제시'와 '협의' 절차를 누락하였으므로 1차 물대인상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그 인상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한편 피고는 2차 인상 시에는 가맹점주 협의회 등과 공식 공문을 주고받으며 수차례 회의를 진행하였고, 최종적으로 가맹점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본사와 가맹점이 40:60의 비율로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원가를 조정하여 합의를 도출한 바 있습니다(2차 물대인상).
[법원의 판단]
1.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원고들의 청구에 대하여,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48786)은 피고가 내부 게시판에 추상적인 내용의 공지글을 올린 것만으로는 이 사건 가맹계약에서 요구하는 구체적인 '서면 제시' 및 '양 당사자의 협의'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워 절차적 위반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적 위반이 비교적 경미하고, 가맹점사업자들이 인상된 가격으로 장기간 이의 없이 물품을 공급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계약 제28조 제1항에 따른 절차 위반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1차 또는 2차 물대인상을 무효로 볼 수는 없고, 절차적 위반은 사후적·묵시적 추인을 통해 치유되었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24나2048856) 역시 절차 위반만으로 무효라 볼 수 없고 묵시적 동의가 인정된다며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반면 대법원은 제1차 물대인상의 유효성과 관련하여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가맹계약에 따라 가맹본부가 이 사건 조항에 기하여 원·부재료 가격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① 가격 변경의 필요성, ② 서면 제시(변경내역, 사유, 산출 근거), ③ 가맹점사업자와의 협의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변경했다면 그 효력은 원칙적으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판시하면서, 1차 물대인상이 무효가 아니라고 본 원심 판단에는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가맹점사업자들이 1차 물대인상에 대하여 사후적·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보아 최종적으로 무효가 아니라고 본 원심의 결론 자체는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한편 2차 물대인상의 경우, 가맹계약에 따른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아 유효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시사점]
대법원은 가맹계약서에 명시된 가격 인상 절차(서면 통지, 산출 근거 제시, 협의 등)가 단순한 예시규정이 아님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를 준수하지 않은 가맹본부의 일방적인 단가 인상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되어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맹본부는 단가 인상 시 가맹계약에 따른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여야 합니다.
본건의 경우 사후적, 묵시적 추인이 인정되었으나, 사안에 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지속적으로 인상에 대한 반대의견을 피력한 사업자의 경우 묵시적 추인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맹점사업자 입장에서는 가맹본부의 일방적인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단가 인상 직후 내용증명 등을 통해 즉각적이고 명시적으로 이의를 유보해 두어야 법적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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